2020년 1월 22일 우민호 감독의 한국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했다. '내부자들', '마약왕'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 이성민, 이희준 등 걸출한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게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책인 논픽션 취재기 김충식 저자의 '남산의 부장들'을 바탕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1970년대 말 10.26 사태를 맞이하기 전까지 40일 동안의 이야기를 픽션을 가미해서 만들어 낸 영화다. 실제 역사의 한 부분을 풀어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객관적 사실성을 왜곡할 수 도 있고 정치적 영화의 요소가 있다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우민호 감독은 무리하지 않고 실제 사건, 실제 인물들을 모티브로 했지만 영화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거시적으로 역사의 사실성을 보여주기보다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그 역사를 만들어 낸 인물들의 갈등과 배경, 그들의 내부적 이야기를 상상력을 가미해 미시적인 관점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즐기기를 원했다. 그래서 내부자들, 마약왕처럼 영화의 연출이 폭발적이고 화끈하게 진행하기보다는 관객들이 정치적으로 치우치는 것을 느끼지 않게 중립적으로 인물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야기 전개 과정은 오버하지 않고 냉정하고, 건조하고 단조롭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남산의 부장들' 책을 읽고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너무나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김형욱 전 중앙 정보부장의 파리 실종사건이 일어난 지 20일 만에 10.26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충성으로 시작된 사건이 20일 만의 총격으로 바뀐 인물의 내면의 변화가 너무 궁금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미스터리한 부분이고 실제로도 아직까지도 온갖 추측이 오고 가고 있는 10.26 사태의 과정을 우민호 감독은 표현하고 싶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앞 전에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지만 간략하게 말하자면 실제 1979년 10월 26일에 일어난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배경으로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픽션을 가미해서 사건의 주요 인물들을 모티브 해서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역사를 굉장히 좋아하고 공부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병헌 배우의 연기를 좋아하는 팬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개봉하기 1년 전부터 기대를 했던 작품이다. 개봉 당일이 되지 마자 친구들과 관람을 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 기대했던 부분은 역사의 한 부분을 얼마나 잘 표현했고 배우들이 실존 인물을 토대로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배우들의 카리스마와 분위기는 영화의 분위기를 암시했고 몰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영화를 관람하고 느낀 점은 정말 배역을 맡은 모든 배우들, 그들 각자의 필모그래피에서 역대급으로 연기 칭찬을 받지 않을까 싶었다. 그들의 연기력은 관객들이 영화를 중립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정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아쉬웠던 점은 초 중반은 솔직히 지루했다. 이 점은 항상 역동적이고 긴장감 넘쳤던 우민호 감독의 영화들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봐서 느낀 점이었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민호 감독은 이번 영화를 중립적이고 인물들의 내면의 감정을 관객들이 잘 느끼고 몰입하게 하기 위해 단조롭고 차갑게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영화에 익숙지 않았던 나는 지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 감정은 이후에 크게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이었다. 나는 이 지루함이 극 중 중앙 정보부장 김규 평의 차분하고 답답하고 인내하는 과정을 같이 공감하고 몰입하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마지막 궁정동 안가 씬은 김규 평의 인내가 터지고 엄청난 긴장감이 표출된다. 나 또한 마지막에 영화의 장면에 실제로 같이 들어가서 목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엄청난 떨림을 느끼고 김규 평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초, 중반의 모든 감정선은 마지막에 폭발되어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우민호 감독의 의도한 부분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중간중간 아 실제 역사에서도 이런 대사와 장면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건 극 소수다. 그저 인물들이 이끌어 나가는 스토리에 집중했고 정치적으로 느껴진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정말 하나도 없었다. 물론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의견도 존중한다. 역사적으로 고증된 부분은 없지만 실존 인물 중앙 정보부장 김재규의 감정을 나름대로 가장 현실성 있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좋았던 점은 10.26 사태가 우발적인지, 계획적인지 에 대한 답은 정해놓지 않고 관객 각 자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영화는 마무리된다.
여운이 남고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풀어낸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하인드 정보가 있다.
첫 번째로 극 중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은 이희준 배우는 큰 체구를 가진 실존인물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 차지철을 모티브 한 배역이기 때문에 자신의 몸무게를 25kg 증량했다. 중압감 있는 경호실장을 표현하기 위해서 목소리도 한 톤 높여 연기하고 몸무게를 증량했다고 한다. 몸무게는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땅콩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꾸준하게
섭취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극 중 김규평 역인 이병헌 배우는 실존인물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를 모티브 한 배역이다. 실제로 김재규는 실제 법정 영상에서도 머리를 자주 쓸어 넘긴다. 이병헌 배우는 이를 극 중에서 감정적으로 컨트롤이 되지 않거나 예민한 상태를 나타낼 때 헝클어진 머리를 유도했고 마음을 다 잡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그때마다 머리를 쓸어 넘기는 장치를 사용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극 중 박정희 대통령을 모티브 한 배역 박통을 연기한 이성민 배우는 처음에 제안받았던 배역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 한 전 두혁 역할이었다. 그러나 우민호 감독은 다시 박통 역을 제안했고 이성민 배우는 고심 끝에 승낙했다고 한다. 실제 박정희 대통령의 말투, 걸음걸이, 표정까지 완벽하게 분석했고 몸무게도 감량하고 좀 더 사실적이고 실감 나기 위해서 귀까지 분장하면서 영화의 객관적 사실성과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또한 이성민 배우의 대통령 의상은 실제로 박정희 대통령의 의상을 만드신 분이 직접 재단을 했다고 한다. 네 번째는 극 중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한 전 두혁 역할을 연기한 서현우 배우님은 전 두혁을 소화하기 위해서 6개월 동안 삭발을 한 채로 지내면서 연기 몰입에 집중했다고 한다. 다섯 번째는 이병헌 배우님은 연기하면서 평소 애드리브를 많이 치는 배우로 유명하다. 애드리브 능력은 영화의 부가적인 요소를 창출하고 맡은 배역의 성격을 좀 더 자세하게 드러내 주면서 영화의 좀 더 플러스적인 요인으로 분위기를 바꿔놓기도 한다. 그러나 남산의 부장들은 동명의 책을 통한 실화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이기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애드리브를 아예 시도조차 안 했다고 한다. 여섯 번째로는 우민호 감독은 궁정동 안가를 영화 내에서 가장 밝게 찍었다고 한다. 궁정동 안가 씬은 그들의 내면과 모든 모습을 다 보여주고 민낯이 드러나는 곳이기 때문에 뿜어져 나오는걸 명확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전에 장면들에서는 예를 들면 청와대에서는 오히려 어둠 속에 있는 권력자의 모습을 강조하고 싶어 어둡게 촬영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궁정동 안가 마지막 신은 롱테이크 장면은 원테이크처럼 보이지만 여러 번 찍어 이어 붙인 기법이다. 원테이크는 굉장한 기술력을 요하고 카메라와 배우의 합도 매우 중요하고 배우가 감정선을 표현하는데 흐트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분할 컷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실제 역사를 배경을 모티브 했기 때문에 실제 사건을 잘 풀어놓은 김충식 저자의 '남산의 부장들'도 읽으면서 영화를 관람하면 더욱 재밌고 의미를 생각하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늦겨울 찾아온 미스터리 스릴러! / 영화 '클로젯' 비하인드 & 리뷰! (0) | 2020.03.07 |
|---|---|
| 호아킨 피닉스의 명품 연기! / 영화 '조커' 비하인드 & 리뷰! (0) | 2020.03.06 |
| 사랑하는 모두의 인생영화! / 영화 '어바웃타임' 비하인드 & 리뷰! (0) | 2020.03.05 |
| 한국 누아르 장르의 명작 / 영화 '신세계' 비하인드 & 리뷰! (0) | 2020.03.04 |
|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수상! / 영화 '기생충' 비하인드 & 리뷰! (0) | 2020.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