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

80년대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 /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비하인드 & 리뷰!

한국 누아르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2012년 2월 2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80년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국에 선포했던 '범죄와의 전쟁' 당시 시대의 모습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범죄와의 전쟁'의 감독 및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은 대한민국 영화감독 중에서 비교적 나이가 굉장히 젊은 편에 속한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 세대가 전성기였던 80년대 배경을 통해서 당시 2012년도 때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시대 때부터 대한민국의 전통적으로 뿌리 잡고 있는 혈연, 학연, 인맥 등이 얼마나 각자 자신의 인생의 성공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느꼈고 격동의 시대라고 불리는 80년대의 사람들을 단순하게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보다는 그 시대에 맞춰 적응되어 살아가는, 어떤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것이 범죄고 편법이어도 자신의 가정의 앞날을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드라마틱하고 잔인하고 하지만 때로는 유쾌한 감정을 관객이 공감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제작 일화가 있다. 주연 배우로는 최민식, 하정우 배우가 캐스팅되었고 당시 조연으로 김성균, 마동석, 조진웅, 곽도원 등 캐스팅되었다. 개봉된 지 8년이 지난 지금 '범죄와의 전쟁' 조연 배우들은 모두 다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축제와 다름없는 페스티벌 같았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줄거리는 위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80년대 배경이다. 그리고 한국 누아르 촬영지의 성지라고 불리는 부산에서 촬영했다. 극 중 윤종빈 감독이 언급한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이자 최민식 배우의 배역인 '최익현'은 당시의 흔한 세관 공무원 출신이다.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간간하게 월급을 받고 사는 형편이기 때문에 늘 불안해하고 게다가 해고당할 위기까지 처한다. 그러다가 히로뽕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최익현은 부산에서 가장 잘 나가고 영향력 있는 조직의 보스 하정우 배우의 역 '최형배'와 만나게 된다. 첫 만남부터 같은 경주 최 씨인 것을 알게 되자 최익현은 최형배의 아버지를 앞세워 혈연을 내세우며 힘이 아닌 머리로 최형배의 신뢰를 얻고 특출 난 잔머리 솜씨로 여러 상황의 임기응변 능력을 통해서 점점 최형배 조직의 힘을 같이 키워 나간다. 아무래도 범죄인 일도 많이 해나가고 폭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훗날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정책 선포로 인해서 조직에 타격이 가해지고 각 자의 앞 날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조직 내부의 갈등이 점점 커지게 되고 그 이후에 최익현과 최형배의 관계는 점점 소홀해지면 갈등이 심화되어 간다. 

 

'범죄와의 전쟁' 개봉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개봉 후 몇 년이 지나서도 그냥 대단한 영화라고 듣기만 했고 영화를 찾아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영화 '신세계' 이후의 누아르 장르의 영화를 선호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되었다. 영화 평론가들이나 대부분의 대중들의 평은 '범죄와의 전쟁'은 가장 한국적인 누아르 영화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한국의 모든 누아르 영화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지고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재밌었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한국적인 누아르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이해되었다. 아버지가 청년이었을 때 이야기이고 우리 할아버지 세대도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하시던 시대였다. 그렇기 때문에 80년대 향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이해할 수 없지만 역사적으로 듣고 책으로 배우던 시절의 모습을 정말 잘 표현해서 실감 나는 느낌은 받았다.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정말 기본기를 잘 갖춘 영화라고 생각한다. 초 중반의 인물들의 관계가 신뢰를 통해 다져지고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어떤 사건을 통해서 갈등을 초래하고 그것이 극적인 관계로 치닫는 전개가 매끄러웠다. 지금의 한국 영화 전반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전개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그 기준을 만들고 가장 초석을 다진 작품인거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을 말할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 하정우 배우를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어떤 배우인지 궁금했고 작품 해석 능력과 그에 걸맞은 연기력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게다가 '범죄와의 전쟁'의 조연급 배우들인 곽도원, 김성균, 마동석, 조진웅 배우들도 이 때는 기억에 잘 남지 않고 감초 같은 역할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4명의 배우 모두 다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다. 그래서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면 배우들의 신인 때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보면 재미있다. 가끔 생각날 때마다 보면 정말 재밌는 영화다. 문득 아버지의 세대의 젊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보면 그 시대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성공의 방법, 그 방법에 가려진 수단 등을 알 수 있다. 사실 윤종빈 감독 말대로 지금의 사회 분위기와 정말 닮아있고 변한 건 별로 없는 거 같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다. 당시 젊은 신인 감독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많은 배우들이 눈여겨 보는 작품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도 최익현 캐스팅에 단연 1등 섭외 순위인 최민식을 섭외하기 위해서 윤종빈 감독은 노력했다고 한다. 폭력 누아르 영화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던 최민식 배우는 단순 폭력 누아르가 아닌 우리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배역을 제안하는 윤종빈 감독의 캐스팅을 승낙했다고 한다. 그리고 하정우 배우는 애초에 윤종빈 감독과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캐스팅했다고 한다. 그리고 곽도원, 김성균 배우의 캐스팅은 이 두 배우의 인생을 바꿔 놓는 결정이었다. 먼저 김성균 배우는 소속사도 없는 무명에 가까운 연극단 단원 출신이었다. 그러다가 80년대 마스크를 배우를 필요로 하던 '범죄와의 전쟁' 제작진은 김성균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오디션 제안을 했다. 그렇게 오디션을 보러 간 김성균 배우는 오디션 현장에서 심사를 하던 하정우 배우의 추천으로 영화에서 굉장히 비중 있는 조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곽도원 배우는 황해에서 인연을 맺은 나홍진 감독과 하정우 배우의 추천으로 캐스팅되었다. 중요한 검사 역할 캐스팅 배우를 고민하던 윤종빈 감독은 나홍진 감독에게 먼저 추천을 받고 의구심을 갖던 중 하정우에게도 굉장한 신인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캐스팅하기로 한다. 그러나 뜻밖에도 최민식 배우가 이를 듣고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굉장히 초 중반에 중요한 역할인데 잘 모르는 신인 배우가 배역을 맡으니까 믿음이 안 간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배우는 끝까지 설득한 끝에 결국 캐스팅해서 촬영하기로 했다. 그 결과 영화가 대박을 쳤을뿐더러 곽도원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호평이었다. 곽도원 배우가 방송에서 말한 바에 의하면 촬영이 끝나고 마지막 술자리에서 최민식 배우는 술을 마시기 전에 말하고 싶다면서 곽도원 배우에게 연기 "연기 잘 봤고 정말 많이 배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외에 김성균 배우와 최민식 배우는 극 중 자신들의 역할을 위해서 10kg 체중 증량을 하면서 노력했다고 한다. 그리고 하정우 배우는 전신문신 분장 때문에 촬영 전에 항상 5~6시간 동안 고생을 해서 너무 히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배우들의 노력과 많은 일화가 담긴 영화가 '범죄와의 전쟁'이다. 게다가 윤종빈 감독의 젊지만 내공있는 연출과 영화 속 사회적인 메시지 등 볼거리도 많고 많은 여운이 남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